[주민정 칼럼] 소리 없는 비극 5060 남성 고독사, 사회적 고립 끊어낼 4대 자립형 복지 솔루션 급선무

경력 활용형 신직무 전환부터 AI 기반 안부 시스템까지

행동 중심 커뮤니티와 지역 거점 사랑방 구축으로

이웃의 안타까운 고독사 소식이 더 이상 낯선 일상으로 다가오지 않는 시대다. 작년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독사 사망자 수는 3,92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눈여겨볼 대목은 전체 고독사 사망 인원 중 남성이 80% 이상의 절대적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50대와 60대 연령대가 절반을 넘어서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퇴직이나 정년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이혼 및 사별 등 가족 체계의 해체가 집중되는 시기에 중장년층 남성들이 사회적·경제적 보호막에서 가장 먼저 소외되고 있다.

 

평생에 걸쳐 가정과 사회를 뒷받침하는 핵심 주체로 살아온 이들은 정작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외부로 구호를 요청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경제적 타격을 입고 가족과의 교류마저 단절된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개진하기보다는 스스로 관계를 끊고 고립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 전통적인 가장의 역할의식과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배경은 공공 복지 시스템의 지원조차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결국 폐쇄된 공간에서 사회적 고리가 끊어진 채 생을 마감하는 현상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사회 구조적 해체가 가져온 비극적 결과다.

 

이 같은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실행 방안이 요구된다.

5060 중장년 남성 고독사 문제 및 4가지 대안. 주민정 칼럼니스트
(이미지 제공=AI활용)

첫째, 단기성 단순 노무 중심의 일자리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이 보유한 경험과 역량을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직무 전환 교육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중장년층이 겪는 심리적 좌절감은 과거의 경력과 상충되는 최저임금 수준의 단기 일자리에 배치될 때 더욱 심화된다. 이미 전국 40개소로 확대 운영 중인 고용노동부 산하 중장년내일센터와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의 앙코르 커리어 프로그램을 비롯한 지자체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국민내일배움카드 등 직업훈련 제도를 통해 스마트 농업, 시설 종합 진단, 시니어케어 전문가, 지역 자원 순환 매니저 등 짧은 기간 내 기술을 습득해 재취업으로 이어지는 특화 교육 과정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실직 초기 3개월 이내 신속히 개입하는 조기 지원 시스템이 가동된다면 경제적 자립은 물론 개인의 사회적 존엄성까지 회복하는 발판이 마련된다.

 

둘째, 신체 및 정신적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거점과 첨단 인공지능 모니터링 체계의 유기적 결합이 시급하다. 중장년 남성이 자주 이용하는 동네 의원, 약국, 이발소, 식당 등을 복지 사각지대 발굴 거점으로 지정하고, 위기 징후를 포착해 지자체에 공유하는 민간 협력자에게 지자체 차원의 감사 인증 등 비금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서울시(1인가구담당관)와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등을 통해 운영되는 1인가구 안심서비스의 스마트 플러그 모니터링과 AI 기반의 안부 확인 서비스를 병행 구축한다면, 인적 교류에 기반한 발굴과 기술 중심의 감지망이 결합된 다중 안전망이 완성된다. 이는 2020년 제정, 2021년 4월부터 시행된 고독사 예방법이 지자체에 부여한 위기가구 발굴 책무를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시키는 구체적 방안이 된다.

 

셋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남성층의 성향을 고려하여 익명성이 보장되는 비대면 심리 상담과 더불어, 행동 및 노동을 매개로 한 동네 기반 자조 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 관공서 방문을 꺼리는 대상자를 위해 모바일 헬스케어 및 전담 상담 창구를 확대 운영하는 한편, 단순 대화 중심의 모임보다는 목공, 집수리 봉사, 정원 관리 등 함께 몸을 움직이며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실행 중심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에서 퇴직 후 이웃과 소통하며 고립을 예방하는 대표적 민간·지역사회 모델인 '정년 후 살롱(地域サロン)' 사례처럼, '활동을 통한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고립 예방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

 

넷째, 고립 위험군이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하여 휴식을 취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전용 공공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이들에게는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정당한 명분을 제공하는 공간이 필수적이다. 생활권 내에 식사와 소통,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한 커뮤니티 거점을 조성하고, 전문 사회복지사와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지역 멘토를 배치해 공공 복지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접점을 넓혀야 한다. 이러한 공간이 첫째 대안의 재취업 교육 안내나 셋째 대안의 자조 모임 참여 창구 기능까지 겸비한다면, 개별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선순환 복지 생태계로 완성될 수 있다.

 

홀로 남겨진 이들의 닫힌 문을 열어젖히는 핵심은 고도화된 기술 이전에 따뜻한 사회적 관심이다. 은퇴와 실직으로 고립된 이웃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지역사회의 핵심 자산으로 다시 조명해야 할 시점이다.

 

[필자 소개] 주민정 칼럼니스트, 교육전문기업 크레센티아 대표

케이씨에스뉴스 칼럼니스트 주민정

'존중의 문화'를 바탕으로 생명존중 인식개선과 고립사 예방을 위해 

현장을 누비는 소통 전문가다. 

20년 넘게 기업과 지역사회를 오가며 깨달은 것은, 

이웃을 함부로 지나치지 않는 작은 관심이 

고립된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이다.

현재는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자살·고독사 예방 교육을 연결하며, 

지역의 봉사자와 주민들이 스스로 '생명지킴이'로

 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감 소통 교육을 통해

 이웃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마음의 문을 여는 실천적 역량을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HRD·소통 교육 전문기업 크레센티아 대표이며,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KALAPE) 이사로

 전국 생명존중 교육봉사에 함께하고 있다.

 

 

 

작성 2026.07.26 04:06 수정 2026.09.1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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