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의회 회의장이 아닌 부산 해운대 교육장에 모인 의원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거제시의회(의장 안석봉)는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 소노문호텔에서 한국인권성장진흥원 전준석 대표를 초빙해 4대폭력 예방교육과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받았다.
이날 교육은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등 4대폭력 예방교육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진행되며, 공직자와 선출직 의원이 갖춰야 할 인권 감수성과 책임 있는 언행의 무게를 되짚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강의를 맡은 전준석 대표는 35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마주했던 실제 사건과 사례를 중심으로 강의를 풀어갔다. 단순히 법 조항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마디 말이 피해자에게 어떤 상처로 남는지, 조직 안에서 무심코 지나친 행동이 어떻게 폭력으로 이어지는지, 공직자의 말과 태도가 시민에게 어떤 신뢰 또는 불신으로 돌아오는지를 현장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교육장 분위기도 달랐다. 긴 시간 이어진 교육이었지만 참석자들은 메모를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강의에 집중했다. 전 대표가 실제 사건을 소개할 때는 교육장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르기도 했다. 특히 직장과 공공기관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권력관계에서 비롯되는 침묵, 장애인을 대하는 일상 속 무심한 시선에 대한 설명은 의원들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안석봉 의장은 “시의회는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일하는 기관인 만큼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말과 태도가 곧 의회의 신뢰로 이어진다”며 “이번 교육은 단순한 의무교육이 아니라 의정활동의 기본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장은 “폭력 예방과 장애인식개선은 특정 부서나 특정 사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공적 책임”이라며 “거제시의회가 시민을 대할 때 더 낮은 자세로 듣고, 더 세심하게 살피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습 의원도 교육의 의미를 현장성과 연결해 말했다. 김 의원은 “강의가 책상 위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건과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지니 훨씬 깊게 다가왔다”며 “특히 노동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약자의 목소리가 쉽게 묻히는 장면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오늘 교육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장애인식개선 역시 시설이나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의정활동을 하면서 시민 한 사람의 불편과 차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의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은 선출직 공직자의 책임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지방의회 의원은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시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성인지 감수성, 인권 감수성, 장애 감수성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역량으로 요구된다.
전준석 대표는 강의에서 “폭력은 특별한 사람만 저지르는 일이 아니라, 무심한 말과 익숙한 관행 속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며 “공직자의 자리는 권한이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고, 더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에서는 장애를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시민의 동등한 권리와 사회 참여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점도 다뤄졌다. 교육은 장애 유형별 특성을 단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의장·민원실·지역 행사·공공시설 등 실제 의정활동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거제시의회는 이번 교육을 계기로 의원들이 시민과 만나는 모든 현장에서 더 신중한 언어와 태도를 갖추는 데 힘을 모을 방침이다. 교육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도 실제 사례로 들으니 다르게 느껴졌다”며 “의원이라는 자리가 시민 앞에서 얼마나 조심스럽고 책임 있는 자리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육을 진행한 전준석 강사는 한국인권성장진흥원 대표이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위촉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권성장진흥원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성인지 감수성 교육,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인권교육 등을 운영하며 건강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세한 강의 문의는 네이버에서 ‘전준석 강사’를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