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보증금 올렸다면 증액 합의서가 필요한 이유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권리관계 불명확…변경계약서·증액 합의서 작성 후 확정일자 받아야 한다

 

출처: 쳇지피티이미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서 보증금을 5% 올렸는데, 계약서는 따로 쓰지 않고 돈만 이체했다. 괜찮을까.”

전월세 현장에서 임차인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동의했고 계좌이체 내역도 남아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평소에는 별일 없이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거나 임대인의 채무 문제로 배당절차가 진행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핵심은 단순하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보증금을 증액했다면 돈만 이체하고 끝내서는 안 된다. 

증액 내용을 반영한 변경계약서나 증액 합의서를 작성하고, 그 서면에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기존 임대차계약을 한 차례 더 갱신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다.

 다만 갱신된다고 해서 모든 조건이 무조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되는 임대차는 원칙적으로 전 임대차와 같은 조건으로 보지만, 차임과 보증금은 법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증감될 수 있다. 

갱신 과정에서 적용되는 임대료 상한 5%는 “무조건 5%를 올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증액할 수 있는 한도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그 범위 안에서 협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보증금이 2억 원인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서 보증금을 1천만 원 올려 총 2억1천만 원으로 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기존 계약서에는 여전히 보증금 2억 원만 적혀 있다. 증액된 1천만 원은 기존 계약서만으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변경된 보증금 내용을 서면으로 정리해야 한다.

 

많은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표현은 비슷하지만 정확히는 “증액 내용을 반영한 변경계약서 또는 증액 합의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가 맞다. 확정일자는 단순히 한 번 받으면 끝나는 절차가 아니다. 우선변제권은 임차인이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 등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상 확정일자를 받은 경우에 인정된다.

 

기존 계약서에 보증금 2억 원만 적혀 있고 그 계약서에만 확정일자가 있다면, 나중에 증액된 1천만 원을 둘러싸고 별도의 입증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도 증액청구나 재계약으로 보증금을 올려준 경우, 증액된 부분을 위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증액부분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어야 그 날부터 후순위권리자보다 증액분을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계좌이체 내역은 중요한 자료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이체확인증도 증액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선변제권은 단순히 돈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임대차계약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 내용이 서면으로 확인되는지, 확정일자를 갖추었는지, 선순위 권리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가 함께 검토된다.

 

특히 경매나 공매 상황에서는 작은 서류 차이가 배당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기존 보증금 2억 원에 대해서는 확정일자와 대항요건을 갖추었더라도, 이후 증액된 1천만 원에 대해 별도 서면과 확정일자가 없다면 우선변제권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상황은 더 복잡하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며 보증금을 2억 원에서 2억1천만 원으로 올렸고, 별도 변경계약서 없이 1천만 원만 계좌로 이체했다고 하자.

 이후 임대인의 채무 문제로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 배당절차에서는 기존 계약서, 확정일자, 전입신고, 점유 여부, 증액 사실을 입증할 자료, 등기부상 선순위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이때 증액분에 대한 서면과 확정일자가 없다면 임차인은 불필요한 다툼에 휘말릴 수 있다.

 

따라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보증금이 증액된다면 최소한 네 가지는 확인해야 한다. 

첫째, 증액 전후 보증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변경계약서 또는 증액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셋째,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서명하거나 날인해야 한다. 

넷째, 그 서면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한다. 

보증금을 증액하기 전 등기부등본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기존 계약 이후 근저당권, 가압류, 압류 같은 권리가 새로 들어와 있다면 증액분 보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가 설정된 뒤 보증금을 올린 경우에는 증액분에 대한 보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더 주의해야 한다.

 

변경계약서 작성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다만 핵심 내용은 빠지면 안 된다. 기존 임대차계약의 주소, 임대인과 임차인, 기존 보증금, 변경 후 보증금, 증액 금액, 갱신 기간, 지급일, 특약 내용을 명확히 적어야 한다.

 

예컨대 “기존 임대차계약의 보증금 2억 원을 계약갱신에 따라 2억1천만 원으로 변경하며, 증액분 1천만 원은 ○년 ○월 ○일 지급한다”는 식의 문구가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공동명의, 대리계약, 보증보험, 전세대출, 선순위 권리가 얽혀 있다면 계약 문구와 서류 확인을 더 꼼꼼히 해야 한다.

 

정리하면 세 가지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보증금을 5% 범위 안에서 증액했다면 돈만 이체하고 끝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증액 내용을 반영한 변경계약서나 증액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서면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어야 향후 경매나 배당절차에서 권리관계를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보증금 증액은 금액이 크든 작든 임차인에게 중요한 문제다. “5%만 올린 것이니 괜찮겠지”, “서로 합의했으니 문제없겠지”라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 뒤에는 서류 한 장의 차이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보증금을 증액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돈만 이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액 내용을 담은 서면을 만들고 그 서면에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일이다. 이것이 임차인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정리 방법이다.

 

현재 계약 상태가 걱정된다면 계약서, 등기부등본, 증액 시점, 이체 내역을 함께 놓고 점검해야 한다. 

같은 보증금 증액이라도 권리관계와 서류 작성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문의: 김영미기자(집봄내포산들부동산)

010-6314-0083

작성 2026.07.06 16:11 수정 2026.07.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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