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인문학] 연대는 폭력을 멈추는 또 다른 방식이다

제도가 멈춘 곳에서 시작되는 관계의 기적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다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


"대표님, 제 지인이 폭력 피해를 겪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진행했던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들은 교육생이었다.

짧은 통화였다. 

지인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연락이 닿았다.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왔다.

[존중 인문학] 연대는 폭력을 멈추는 또 다른 방식이다.
[이미지제공=존중 인문학 저자 주민정 ] 

“실용적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문자 대화에서 그는 

내가 교육에서 강조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했다. 

 

바로

"네 잘못이 아니야." 

이 한 문장다.

 

그 한 문장을 피해자에게 전했다고. 

지금 그 피해자는 집을 나와 친정에 머물며 

이혼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나는 울컥했다.

폭력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누군가의 곁에 서는 데, 

내가 작은 다리가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일을 계속할 이유가 생겼다. 

 

법과 제도는 폭력을 막으려 한다. 

그러나 이미 상처 입은 사람을 일으키는 건 

결국 관계다. 

 

예방은 제도의 몫일지 모른다. 

하지만 회복은 관계의 몫이다.

 

연대란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정확한 한 문장을 건네는 용기다. 

"네 잘못이 아니야." 이 여섯 글자가 

한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갔다.

 

우리는 폭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해자 곁에 서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폭력은 조금씩 설 자리를 잃는다.

 

나는 그 가능성을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연대를 말한다.

 


 

[필자 소개

주민정 | 크레센티아 대표 · 존중 인문학 저자

"존중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20년간 전국 교육 현장에서 

리더십·소통·인권감수성을 강의해온 교육 전문가. 

기업, 공공기관, 학교 현장을 넘나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언어를 연구한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전임교수로서

생명존중 가치를 확산하는 사회적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와 인문학으로 존중의 의미를 풀어내는 

칼럼 시리즈〈존중 인문학〉을 연재 중이며, 

폭력 없는 세상을 향한 연대의 언어를 쓰고 있다.

 

 

 

작성 2026.04.02 09:03 수정 2026.04.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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