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칼럼] 어르신이 건강해지면 기관도 웃는 복지, ‘성과 중심’과 ‘강사비 직접 지급’이 해답이다

건강 회복이 '부담'이 되는 아이러니: 등급제의 덫

'강사비 직접 지급제'와 '건강 증진 인센티브' 도입 필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주간보호센터와 요양기관은 이제 단순히 노년을 의탁하는 곳을 넘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공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5년 넘게 현장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호흡해 온 전문가의 눈에 비친 복지 현장은 ‘회복’을 가로막는 역설과 불합리한 구조로 가득합니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이순자 전임교수

1. 건강 회복이 '부담'이 되는 아이러니: 등급제의 덫

현재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 체계는 어르신의 상태가 중할수록(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환자가 건강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집니다.

 

▶등급 유지의 압박: 어르신의 인지 기능이나 신체 능력이 개선되어 등급이 낮아지면, 기관은 당장 운영 수입이 줄어들거나 어르신이 퇴소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어르신의 ‘나아짐’이 기관에는 ‘경영 위기’가 되는 셈입니다.

 

▶복지 본질의 왜곡: 복지의 궁극적 목적은 ‘자립’과 ‘회복’에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구조는 오히려 어르신을 계속해서 ‘아픈 상태’에 머물게 하는 ‘병든 비즈니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2. 고무줄 강사비, 전문성을 갉아먹는 불투명한 구조

어르신들의 신체·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외부 실버 강사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문성을 뒷받침할 제도는 지극히 불투명합니다.

 

▶기관마다 천차만별인 강사비: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책정된 비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강사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회당 3만 원, 5만 원 등 기관의 재량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현장의 전문 인력이 기관의 운영비 충당을 위한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간 손실과 서비스 질 저하: 공단 지원금이 강사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실력 있는 강사들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현장을 떠납니다. 이는 결국 어르신들이 누려야 할 고품격 재활 서비스의 실종으로 이어집니다.

 

3. 제언: '강사비 직접 지급제'와 '건강 증진 인센티브' 도입

이제는 노인복지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단순히 '돌봄 시간'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을 얼마나 더 건강하게 만들었는가에 가치를 두고 그 과정에 기여하는 전문 인력을 정당하게 대우해야 합니다.

 

▶강사비 공단 직접 지급제: 공단이 프로그램 강사비를 기관을 거치지 않고 강사에게 직접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지역과 기관에 상관없이 ‘전문성에 맞는 표준화된 보상’이 가능해집니다.

 

▶건강 증진 성과 보상제: 어르신의 인지 상태나 신체 기능이 호전되었을 때, 해당 기관에 실질적인 '성과 포상금(인센티브)'을 지급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건강 회복이 기관의 이익과 직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복지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맺으며: "어르신, 정말 좋아지셨네요!"라고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현장

어르신의 상태가 좋아졌을 때 기관이 보상받고, 그 건강을 이끌어낸 전문 강사가 정당한 대우를 받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우리 노인복지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기관은 앞다투어 더 유능한 강사를 초빙하려 노력할 것이고, 강사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어르신의 회복에 전념할 것입니다. 어르신의 건강 회복이 모두의 자부심이자 수익이 되는 나라, 그것이 초고령 사회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가장 상식적이고도 정의로운 방향입니다.

 

 

작성 2026.03.16 12:42 수정 2026.03.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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