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시민사회, ‘비상시국’ 선언… 신규 원전 정책 전면 중단 촉구

전국 154개 단체 참여, 원전 확대 기조에 공동 대응 예고

노후 원전 수명연장과 신규 건설 동시 추진에 안전성 우려 제기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과 전력수요 관리 강화 요구

▲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탈핵비상시국’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정의

전국 15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탈핵비상시국회의가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탈핵비상시국’을 선언했다. 이들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원전 수명연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기조가 국민 안전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단위 시민사회 연대체인 탈핵비상시국회의는 2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핵발전 정책을 “사회 전반의 위험을 고착화하는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번 상황을 단순한 에너지 정책 논쟁이 아닌 ‘시민의 생명과 미래가 걸린 비상 국면’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지난 1월 신규 핵발전소 추가 건설 추진 계획을 공개한 점을 언급하며, 해당 결정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됐다고 지적한 단체 측은 특히 ‘공론화’라는 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됐고, 이미 방향이 정해진 상태에서 여론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 참석자는 “숙의 과정이라기보다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절차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단체는 설계수명을 초과한 원전들이 연이어 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구조적인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신규 건설과 수명연장이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핵발전 체계를 연장하는 하나의 묶음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전력 수요 증가’를 핵발전 확대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탈핵비상시국회의는 핵발전이 사고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동반하며, 지역사회에 장기적인 부담을 남긴다고 지적하면서 “전력 수요 관리 실패의 책임을 가장 위험한 방식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기간의 건설 기간과 막대한 비용, 중앙집중형 전력 구조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양립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핵발전이 기후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하면서, 단체는 ‘기후위기 대응’을 이유로 핵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 전환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과 미래세대에 부담이 집중돼 왔다는 점도 강조됐다. 핵발전소 인근 지역은 위험을 감내해 왔고, 방사성 폐기물 문제는 다음 세대로 미뤄졌음에도 아울러 핵발전 정책이 군사·안보 논리와 결합될 경우,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탈핵비상시국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네 가지 요구사항,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의 전면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와 수요 관리를 중심으로 한 전력 정책 수립, 책임 있는 사회적 대화, 그리고 관련 정책 책임자의 조치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책임을 언급하며 “국민 안전을 외면한 정책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대통령을 향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핵발전 관련 쟁점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시민사회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끝으로 이들은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동행동과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오늘의 선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문장이 담겼다.

 

 

 

작성 2026.02.08 21:57 수정 2026.02.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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