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 억새 겨울까지 남긴다…도심 생태 관리 전환

가을 이후 베어내던 억새, 이른 봄까지 존치하는 방식으로 변경

겨울철 철새 휴식 공간 확보, 생태적 기능 강화

사계절 경관 활용한 서울 대표 자연형 공원 기대

▲ 겨울철에도 존치된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억새 군락 전경. 사진=서울시

서울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이 겨울철에도 억새를 유지하는 관리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과 달리 예초 시기를 늦추면서 겨울 경관은 물론 철새 서식 환경까지 고려한 생태 중심 공원 운영이 본격화됐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억새 군락을 만날 수 있는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이 관리 방식을 전환했다. 서울시는 가을 억새축제 이후 전면 제거하던 억새를 겨울 동안 그대로 존치하고, 새싹이 트기 전인 3~5월 사이에 예초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늘공원 조성 이후 23년 만에 처음 도입되는 변화다.

 

약 9만4천 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돼 있는 하늘공원 억새 군락은 해발 약 100미터 고지대의 평탄한 지형에 대규모 억새가 형성된 사례로 전국적으로도 드문 곳이다. 그동안 억새는 다음 해 생육을 고려해 11월 무렵 모두 제거돼 왔는데, 억새가 벼과 다년생 식물이지만, 공원처럼 인공적으로 조성된 환경에서는 봄철 관리가 늦어질 경우 생육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겨울철 경관 개선뿐 아니라 생태적 가치 회복을 목표로 한다. 하늘공원은 한강 인접 산지형 공원으로, 붉은배새매와 황조롱이 등 다양한 겨울 철새가 관찰되는 지역인데, 억새가 남아 있음으로써 철새들은 ‘은신처’이자 ‘취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게 됐다.

 

서울시는 공원 관리 비수기라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시민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방향성을 우선 고려했고, 일부 구간은 봄철에도 ‘존치 구획’으로 설정해 억새 생육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으로 겨울을 지나며 고사한 개체를 중심으로 교체 식재를 진행해 군락의 건강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겨울 억새는 가을과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초록빛 잎이 사라진 자리에 금빛으로 마른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이색적인 장면을 만들고, 키보다 높게 자란 억새 사이를 걷다 보면 도심 속 공원이라는 사실이 잊힐 만큼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늘공원은 억새 외에도 다양한 경관 요소를 갖추고 있다. 공원 입구의 상징적 공간인 ‘하늘공원 바위’를 시작으로 전망대로 이어지는 동선은 계절에 따라 다른 풍경을 제공하며, 일몰 무렵에는 한강을 배경으로 노을을 감상할 수 있고, 이른 아침에는 동측 전망대에서 일출을 바라볼 수 있다.

 

신현호 서울시 서부공원여가센터 소장은 “이번 억새 존치를 통해 겨울에도 하늘공원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생태계와 공존하는 공원을 사계절 내내 시민에게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작성 2026.01.15 16:20 수정 2026.01.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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