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교육부는 왜 끌려다니는가

의대 복귀 방안 연기 사태, 교육의 주체성과 국가의 책임을 다시 묻는다

교육부가 예정됐던 의대생 복귀 방안 발표를 하루 전 갑작스레 연기했다. 


의과대학 학사일정의 핵심 원칙이라 할 수 있는 학년제를 학기제로 전환하고, 복귀한 학생들의 졸업 시기를 조정하는 안까지 검토했지만, 끝내 대학 간 이견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돌연 취소는 단순한 조율 실패 이상의 신호를 담고 있다. 정부가 교육의 방향을 주도하지 못하고, 특정 집단의 요구와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구조 자체가 다시 드러났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일정 미확정이 아니다. 지난 3월,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선언했고 이에 반발한 의대생들은 단체 휴학이라는 방식으로 수업을 거부했다. 이후 정부는 학사 일정을 원상복구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했지만, ‘복귀한 학생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발을 묶였다. 복귀 학생들이 겪는 학사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방안은 결국 정상적인 교육 운영 원칙을 한시적으로 흔드는 조치로 이어졌다.


교육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교육의 운영 주체는 헌법상 국가이며, 행정적으로는 교육부다. 

학생은 교육의 대상이자 참여자이지 설계자도, 조건부 수용자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반대다. 학생이 정책을 거부하고, 그 정책의 조건을 제시하며, 교육과정 운영 방식까지 요구하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교육의 기본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정부의 교육권한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총장단 등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도 거세다. 복귀 시점을 전제로 국가고시 추가 시행을 요구하고, 졸업 일정을 앞당기자며 교육의 기준마저 흔드는 요구가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본과 고학년의 졸업 일정을 5월로 앞당기지 않으면 전공의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교육을 수단화하고, 행정 편의에 맞춰 제도를 굽히려는 시도가 교육부의 결정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요구들을 정부가 일관되게 거절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애초 정원 확대를 주도한 교육부는 이후 모든 국면에서 설득보다 후속 수습에 급급했다. “학생이 복귀하지 않아도 학사 운영은 원칙대로 간다”는 선언은 없었고, “어떻게든 복귀시켜야 한다”는 목표만 반복됐다. 이런 자세는 결국 정당한 행정권의 후퇴로 이어졌다. 교육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공공성과 원칙 위에 설계되어야 한다. 정부가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교육은 정책이 아니라 협상의 대상이 되고 만다.


교육부가 학기제 전환이라는 비상조치를 검토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학생들의 학업 공백을 줄이고, 의료 인력 배출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일 수 있다. 그러나 제도 운영의 설계자가 원칙을 내세우지 못하고 집단의 요구에 맞춰 움직이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교육은 정무적 계산이 아니라 제도적 설계로 운영되어야 한다. 교육부가 진짜 복귀시켜야 할 것은 학생이 아니라 교육의 원칙이다.

작성 2025.07.24 10:40 수정 2025.07.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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